진정한 성공 /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받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것.
아름다움을 헤아릴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현재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김재중 사회복지사는 위 글귀를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인터뷰를 하는동안 그가 말하는 진정한 사회복지가 저 글에 모두 포함된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진정한 복지를 위해 주민과 함께할 때가 가장 즐겁다는 김재중 사회복지사의 복지인생을 문답으로 풀어봅니다.
Q. 사회복지사가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Q. 사회복지사의 직업적인 매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
Q. 사회복지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인지 소개 좀 해주시죠?
A. 현재 저는 이화여자대학교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민이 중심이 되는 성산아파트 만들기’를 모토로 이웃과 더불어 마을에서 삶을 나누고 싶으신 분들과 같은 층에 사는 이웃과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들의 자발적인 ‘층별 모임’을 지원하고 있답니다. 층별 모임을 지원하기 위해 김00 어머님과 있었던 이야기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2013년 8월 30일 금요일, 다음날 있을 층별 모임을 위해 김00 어머님과 함께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보고 김00 어머님 댁으로 가져다 드렸습니다. 장 본 것만 옮겨 드리고 가려고 하는데 김00 어머님께서 "선생님~ 곧 저녁 시간인데 우리 국수나 같이 삶아 먹어요. 선생님은 혼자 자취하시니깐 저녁도 자주 거르잖아요. 백김치 맛있게 담가 놓은 게 있으니 국수 삶아서 백김치랑 같이 먹고 가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어머님 말씀이 매우 고마워서 손수 담그신 김치를 쭉쭉 찢어 국수 한 그릇을 뚝딱 먹었답니다. 백김치 국물의 담백한 맛과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정말 맛있던 김치. 지금 생각하니 또 먹고 싶네요. 후식으로 달걀과 포도를 나눠 먹으며 김00 어머님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이렇게 성산마을의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음이 참 좋습니다.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설렘이 종이 위의 먹물처럼 성산동 주민들에게 스며들 때 보람을 느낀답니다.
<지난 2013년 8월 30일에 김00 어머님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낸 것이 너무 좋아서 이렇게 사진을 남겨놓았다고 한다.>
Q. 김재중 사회복지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복지사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A. 사회복지사의 이상적인 모습을 물어보시니 김제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정수현 팀장님께서 쓴 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하는 일(사회복지)은 사람을 사람답게, 사회를 사회답게 만들고자 하는 일입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돕는다는 것은 어려움을 호소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인격적이고 자주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며, 사회를 사회답게 만든다는 것은 우리가 속한 사회(지역사회)가 사회적 약자(노인, 장애인, 어린이 등)가 살만한 사회, 서로 돕고 살아가는 공생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이 글이 사회복지사의 이상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을 끊임없이 탐구해야 하며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다섯 분의 사회복지공무원들이 격무로 인해 희생당했습니다. 1월 31일 경기도 용인시 사회복지공무원 병원에서 투신, 2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사회복지공무원 14층 아파트에서 투신, 3월 19일 울산시 사회복지공무원 승용차에서 번개탄 자살, 5월 15일, 충남 논산시 사회복지공무원 열차에 투신, 그리고 10월 29일 경기도 양평에서 업무를 보던 중 호흡곤란으로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은 없을까 찾아보다가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모임에서 1인시위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당장 1인시위에 동참했습니다. 목숨을 달리한 그들은 아마 많이 답답했을 겁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이고 진정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라며, 사회복지사들 스스로 이 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잊히지 않기를 희망하며 광화문광장에서 1인시위를 했습니다. 지금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에서 1천 번째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 페이스북 팬 이벤트(www.facebook.com/SebasaKorea)를 진행하고 있는데 관심을 두고 참여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재중 사회복지사는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을 탐구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Q. 신입 사회복지사일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A. 저는 작년 2월에 졸업해서 1년 2개월 동안 한국사회복지관협회에서 지원사업을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 성산종합사회복지관 지역조직팀에서 새롭게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아직 신입이라고 생각하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긴 것 같습니다.
Q. 사회복지사로서 Burn Out(소진)을 극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꿈을 위해 달리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고 소진될 때가 분명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기보다, 더욱더 많은 배움을 찾아 나섭니다.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복지현장에 계시는 선·후배, 동료들과 소통하며 서로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 일하면서 큰 힘이 될 수 있었습니다.
Q. 김재중 사회복지사의 전문분야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올해로 2년 차기 때문에 전문분야가 어떤 것이다! 라고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만, 현재 복지관에서 제가 주력하고 있는 부분이 ‘주민 만나기’입니다. 하루 8시간인 근무시간 가운데 7시간을 주민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날도 있거든요. 같이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다과도 나눠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현재 저의 전문분야입니다.
Q. 업무적인 이야기를 벗어나 개인적인 취미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저는 축구와 농구, 한강에서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며,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좋은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한답니다.
Q. 김재중 사회복지사가 칭찬하고 싶은 사람은 누가 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청주 행동하는복지연합 양준석 선생님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양 선생님께서는 "우리 지금처럼 나태하지 않고 늘 새로움을 좇아 근면하게 생활하는 삶을 잊지 말고 단련시키자.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것, 늘 내 안의 창조성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며 항상 후배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한 분이 더 생각이 나는데요. 제주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시는 고한철 선생님입니다. 고한철 선생님께서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복지관을 메뚜기존이라 칭하며 메뚜기존을 구실로 많은 사람과 SNS를 통해 소통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메뚜기존! 많이 궁금하시죠? 제주도 가실 일이 있으시면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 방문하셔서 고한철 선생님을 찾아주세요. 제가 소개해 드렸다고 말씀드리면 반갑게 맞이해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대전 생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시는 권태용 선생님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권태용 선생님께서는 철저하게 주민기자 중심으로 운영하는 마을신문과 지역과 주민 삶을 변화시켜온 '판암골소식'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시며 감동을 주시는 분입니다. “자신의 일터에서 어려운 일, 힘든 일부터 해보는 것이 아니라 Fun! Easy! Able! 즐거운 일부터! 쉬운 일부터! 할 수 있는 일부터! 해 보면 어떨까요?” 라고 말씀해 주시며 후배들에게 힘을 주시는 분입니다.
<청주 행동하는복지연합 양준석(사진 왼쪽 위) 선생님과 함께, 제주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고한철 선생님과 함께, 대전 생명종합사회복지관 권태용(사진 아래) 선생님과 함께.>
Q. 가족과 친구들이 바라보는 사회복지사는 어떤가요?
A. 좋은 일 하는 사람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직업이 사회복지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라보는 사회복지사는 좋은 일 하는 사람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Q. 김재중 사회복지사가 다른 사람에게 받은 영향(터닝포인트)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지난 2006년 꽃동네대학교에 입학해 이태수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이태수 교수님께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감이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주셨고, 이 가르침에 따라 저는 실습을 4번(전남 완도군 생일도 섬사회사업 5기, 반포종합사회복지관 가족복지팀,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 재가복지팀, 강남구청소년쉼터) 했습니다. 4번의 실습으로 현장감이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였고, 앞으로도 현장 사회복지사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Q. 대학생 시절 스스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우리 꽃동네대학교에는 가상복지관 Amicus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아미쿠스 복지관은 사회복지 학생들이 직원이 되어, 자체 서비스시설을 두지 않고 산학 협동으로 사실상의 복지사업을 수행하는 사회사업 교육의 인프라입니다. 아미쿠스의 의미는 '친숙한', '충실한', '선호하는' 뜻과 '친구', '동료'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입니다. 1년 6개월 동안 아미쿠스 활동을 하면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준비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기관방문과 여름·겨울 실무훈련, 학기 중 현장슈퍼비전, 관심분야 세미나 및 특강참여를 통해 노력했습니다. 아미쿠스 활동을 하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사회사업적인 가치를 최대한 살려서 실천하고 계시는 사회복지사 선배님들을 만나면서, 나 또한 그렇게 해야겠다는 |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실천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기록해야 함을 알았습니다.
"열심히 걷자! 즐겁게 뛰자! 신나게 날자!" 지난 1년 6개월 동안 아미쿠스 활동을 하면서 항상 외쳤던 구호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친숙한 구호입니다. 저는 아미쿠스의 구호처럼 복지현장에서 열심히 걷고 즐겁게 뛰고 신나게 날고 있답니다.
Q. 스스로가 생각하는 김재중 사회복지사의 강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저의 모습은 물과 같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 자연스럽게 소통합니다. 그로 인해, 주위 사람들과 조화를 잘 이루어 갑니다.
그리고 저는 응원하는 입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민과 두려움, 좌절을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감하고 고민해 주는 관심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더불어 응원하는 한마디 “힘내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가 더해진다면 더욱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응원하는 모습! 또 하나, 저의 모습입니다.
Q. 좋아하는 글귀가 있으신가요?
A. 네! 있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 글귀인데요. 에머슨이 쓴 진정한 성공이라는 글귀입니다.
Q. 마지막으로 김재중 사회복지사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좋은 이웃·이웃사촌 사이에 정이 오가는 따뜻한 만남, 좋은 이웃·이웃사촌 사이에 인격적으로 관계 맺는 마을, 환한 웃음으로 지역의 가득한 희망을 꿈꿉니다. 지역이 갖는 가치와 함께 더불어 사는 즐거움, 사람살이가 되는 복지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복지는 사람살이이며, 이는 곧 삶입니다. 삶은 자신의 마음과 손길, 발길이 닿는 지역 내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지역복지는 큰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을 만날 때, 문제점이나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잘하고 있는 점이나 강점에 집중합니다. 열 가지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한가지의 강점에 집중합니다. 한 가지 강점을 살려서 주민의 인격과 관계를 세우고, 주민들의 자주성과 지역사회의 공생성을 살리는데 거들고 싶습니다. 지역사회를 발바닥이 닳도록 부지런히 다니며, 주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겸손히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며 복지실천을 하겠습니다.
서재민 기자 jem@ibokj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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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으며 기간은 일주일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된 계기부터 현재 하고 있는 일의 매력이나 보람,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복지의 모습까지... 한문항 한문항~ 정성껏 써내려 갔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까지의 복지인생을 짚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2011년 꽃대에서 진행되었던 제13차 사회사업캠프에서 인연을 맺고, 페이스북 얼숲화원 그룹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서재민선생님~ 저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써 주신대로, 주민(住民)과 함께하며 주민이 동네의 주민(主民)이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발바닥이 닳도록 부지런히 다니며, 주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겸손히 여쭙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며 복지실천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