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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회사업 실천이야기

사회복지사는 주민을 편견없이 만나며 경청해야 합니다. 공감해야 합니다._16.05.18(목)

지난주에 복지관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직접 찾아오셨던 배 씨 아저씨 댁으로 오늘 가정방문 다녀왔습니다. 가정방문은 사회복지사의 안전을 위해 2인 1조로 다닙니다. 오늘은 박지혜 선생님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1년 전, 배 씨 아저씨께서는 현재와 비슷한 어려움으로 복지관에 찾아오셨지만, 복지관에서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리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복지관 사회복지사가 붙잡고 돕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배 씨 아저씨, 그리고 가족분들과 만나고 연락했던 마포구정신건강증진센터 김남훈 선생님과 어제 전화통화 했습니다. 10분 넘게 통화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김남훈 선생님께서 자세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지난주 팀장님께서 배 씨 아저씨 응대하고난 뒤, 공유해 주신 정보와 비슷했습니다.

'배 씨 아저씨, 아저씨 댁의 가족 구성원들이 변화하시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배 씨 아저씨께서는 가족들과 잘 지내고 싶어 하시지만, 다른 가족들은 괜찮다고 하는 그러한 모습들...'


#가정방문

구 팀장님과 김남훈 선생님의 정보공유로 인해, 저도 모르게 아저씨와 아저씨 가정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자리잡았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며 아저씨 댁의 대문을 노크했습니다.

똑똑똑, 노크하니 아저씨가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생각보다 키가 작으셨습니다. 저는 아저씨가 덩치도 조금 있으시고, 키도 조금 클 것이라는 생각을 했나봅니다.

30살 정도 어린 저희들에게 말씀해 주시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려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가정사를 남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쉽지 않은 일인데, 아저씨께서는 담담히 저희들에게 들려주셨습니다. 박지혜 선생님께서는 아저씨의 말씀에 맞장구 치며 경청하셨습니다.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질문했습니다. 저는 아저씨와 박지혜 선생님께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며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아저씨와 아저씨 가정을 어떻게 잘 도울 수 있을까?'

아저씨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첫째 아드님의 축농증 수술, 둘째 아드님&부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당사자의 동의와 의지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김남훈 선생님께서 둘째 아드님&부인분께 만나거나 전화통화 했을때 도움이 필요없다고 이야기 하셨다는 내용이 머리속을 맴 돌았습니다. 우리가 노력해도 아저씨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을 돕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았습니다.

아저씨께 저의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아저씨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일은 당사자의 동의와 의지가 필요한 일이기에, 우리가 돕지 못할수도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갑자기 아저씨께서는 "예 그렇죠. 알겠어요. 돌아가 보세요."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 쉬어야 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실수한 것은 아닌가? 아저씨께 너무 부정적으로 말씀드린 것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아저씨께 다시 한번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저씨께서는 괜찮다고 연신 말씀하셨습니다.

박지혜 선생님께서 오늘 아저씨 컨디션이 안 좋으니, 다시한번 시간약속 하고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고 복지관으로 나섰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오며..

복지관으로 돌아오며 박지혜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아저씨께서 말씀하시는 정도는 우리가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드님들께 종종 연락드리고, 관계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일."

뜨끔했습니다. 왜 해보지도 않고, 지래짐작으로 판단했을까? 큰 아드님, 작은 아드님, 아저씨의 부인분과 만나서 충분히 이야기 나누어 본 것도 아닌데, 간접적인 정보만으로 판단했을까? 왜 타인의 이야기에 너무 많이 의지한 것일까?


#사례회의

가정방문 다녀온 뒤, 곧바로 사례회의를 하였습니다. 오늘 가정방문 다녀오며 알게된 정보나 느낌을 나누었습니다.

"어제 김남훈 선생님께 너무 많은 정보를 듣고 가셨나봐요. 이로 인해 아저씨를 만나기도 전에 편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구자현 팀장님께서 중요한 지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성찰, 다짐

오늘 가정방문을 다녀온 뒤, 성찰했습니다. 얼굴이 화끈 거리고 부끄러웠습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습니다. 아저씨께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아저씨의 말씀에 신뢰하며, 온전히 경청&공감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커서 부끄러웠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주민을 편견없이 만나며 경청해야 합니다. 공감해야 합니다. 사회복지사로서 가장 중요한 실천의 자세가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다음주 중에 다시 한 번, 아저씨 댁으로 가정방문 갈 예정입니다. 다음주에 방문할 때에는 아저씨의 말씀에 신뢰하며, 온전히 경청&공감하겠다고 다짐합니다. 부끄럽지 않게, 바르게 실천하겠다고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