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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소통(아빠진사)

임산부 배려문화

2018년 10월, 아내가 둘째아이를 가진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고 배가 제법 나와 임산부 티가 나던 시절의 이야기다. 

 

매일 아침 우리 부부의 최대 관심사는 아내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출근하는지 여부였다. 왜냐하면 아내가 오래 서 있으면 다리와 허리가 아픈데, 무엇보다 밑에서 잡아 당기는 듯한 아픔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있다면 당연히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자리를 왜 임산부 배려석이라고 스티커를 붙여 표시하고, 임산부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안내방송 할까? 이런 생각을 한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임산부 배려석에서 잠을 청한다거나 스마트폰을 하며 마냥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의 뜻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다.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그러나 배려의 전제는 ‘내가 인심 써야 함’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안 해도 되는 일’처럼 여겨질 수 있어 불편하다. 

 

문득 임산부 배려석이 아니라 ‘임산부 권리석’으로 이름을 변경한다면 임산부들이 당당하게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면, 스마트폰은 잠시 주머니에 넣어두고 주위에 임산부가 있는지 살피자. 만약 주위에 임산부가 있다면 흔쾌히 자리를 양보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길 바란다. 더 나아가 일반석에 앉아 있더라도 임산부 앰블럼을 가방에 달고 있는 여성을 발견한다면 먼저 자리를 양보하여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가 생기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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